금융
금감원, 국민·신한·우리·하나 금융지주 '과열경쟁' 경고
기사입력| 2016-07-21 16:03:55
금융감독원이 이례적으로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 등 4대 은행에 이어 이들 금융지주의 고위임원들을 불러 재차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권이 앞 다퉈 출시 중인 '통합 멤버십 포인트'의 회원모집이 문제가 됐다. 일부 금융사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다 민원이 접수되는 등 회원모집이 과열양상을 보임에 따라 자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가 지난 19일 국민·하나·신한·우리 등 4대 금융지주 부사장들을 불러 멤버십 포인트 서비스에 대한 과당경쟁을 경고했다. 금감원은 지난 15일에도 17개 은행의 부행장들을 소집해 은행 직원들을 동원한 멤버십 서비스 방문판촉의 자제를 요청한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 그에 따른 비용이 소비자 등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경쟁이 확산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가라앉힐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멤버십 포인트 서비스는 계열사의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통합 포인트를 주고, 이런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쓰거나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와 통신사 포인트, OK캐쉬백, 쇼핑몰 등 외부 제휴사 포인트와도 연동된다.
거의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금리에 실망해 은행권을 이탈하려는 자금도 붙잡고, 계좌이동제로 인해 쉽게 경쟁사로 이동할 수 있는 고객을 유지하거나 뺏기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다.
지난해 10월 가장 먼저 뛰어든 하나멤버스는 이미 회원수가 560만명을 넘어섰다. 신한 팬(FAN)클럽 역시 출시 한 달 만에 회원수 55만명을 돌파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일 위비멤버스를 내놓고 본격적 경쟁에 나섰다. KB금융은 올 하반기에 유사한 멤버십 제도를 내놓을 예정이다.
각 사마다 사활이 걸린 서비스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영업점 직원들은 물론 텔레마케팅(TM)까지 총력전을 펼치다보니 불완전판매 증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 소속 직원들이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원모집을 하는 모습을 본 학부모가 금감원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