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올해도 우유값 안 오른다
기사입력| 2015-07-01 16:57:27
올해 우유값이 동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原乳) 가격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어려운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소비자 물가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우유 소비 하락과 과잉 생산에 맞물린 우유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원유 기본가격은 2013년부터 원유가격 연동제의 통제를 받는다. 과거 낙농가와 유가공업체들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극단적 대립이 이어져, 이를 막기 위해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다. 연동제에 따라 우유가 남아도 우유업체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 도입 첫해인 2013년에 원유 기본 가격은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약 13% 인상했으나, 지난해는 ℓ당 25원의 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가격을 동결했다. 이에 맞춰 우유 소비자가격은 2013년 ℓ당 220원 올랐지만, 지난해엔 원유가격 동결로 소비자가격도 동결됐다. 올해 역시 ℓ당 15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가격을 동결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가격을 동결한 것은 작년부터 이어진 극심한 원유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원유를 말려, 분유로 보관하고 있는 재고량이 지난해 1만8484t으로 12년 만에 가장 많은 상태다. 올해 들어서는 계속 2만t을 넘고 있는 상황으로 적정 재고량은 1만t 정도다.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젖소 집유량이 많아졌고, 사료 값 하락의 영향으로 원유 생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생산자 단체가 자율적으로 생산을 감축하는 등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기 침체, 우유 소비 하락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수요를 넘치고 있는 셈이다.
낙농가 대표인 낙농육우협회와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측은 "전국 낙농가가 생산 감축이라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있지만 수급 상황과 국민 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해 대승적 차원에서 원유 기본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