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 스포츠조선DB
올해 들어 엔터테인먼트 업종 주가가 크게 떨어지며 연예인 주식 부호들의 주식자산 평가액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주식을 100억원어치 이상 보유한 연예인 7명의 주식자산은 지난 19일 현재 총 5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7157억원에 비하면 28.5%(2037억원) 감소한 수치다.
특히 연예인 주식 부호 '톱 3'를 줄곧 유지해 온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의 주식자산이 크게 줄었다. 양 전 대표의 주식자산은 933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1585억원보다 무려 41.1%(652억원)나 감소했다.
지난달 회사의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다고 밝힌 양 전 대표는 현재 YG엔터테인먼트 지분을 16.12% 보유한 최대 주주다.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해 들어 4만7500원에서 2만7800원으로 무려 41.5% 떨어졌다.
이처럼 주가가 반토막 가까이 떨어진 것은 연이어 터진 악재들 때문. 연초 '버닝썬 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이후에도 국세청 세무조사, 소속 연예인 마약 스캔들, 그리고 양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까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핵폭탄급' 악재가 줄줄이 이어졌다.
연예인 주식부호 1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2306억원에서 1627억원으로 29.4%(679억원) 줄었다. 이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로 지분은 19.04%이다.
이 회장에 이어 연예인 주식부호 2위인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이사도 같은 기간 주식 자산이 1930억원에서 1333억원으로 569억원(29.9%) 감소했다. 박 이사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17.8% 가진 최대 주주다.
이 기간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각각 29.7%, 29.9% 하락했다.
이들 3대 기획사의 주가는 '버닝썬 게이트' 이후 투자 심리 악화와 실적 우려로 상반기에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최근 한일 양국의 갈등까지 커지면서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이들 3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3조1373억원이었는데 19일 현재 2조1183억원으로 무려 1조 이상이 증발한 상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하반기 주가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것.
우선 한일 양국의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3대 기획사의 일본 시장 의존도가 높아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색된 관계가 엔터사의 투자 심리를 더 얼어붙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반일 감정 외에도 일본의 반한 감정이 높아지고 있어 8월에 열릴 예정인 SM타운 도쿄 콘서트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의 트와이스, 갓세븐 등의 일본에서의 앨범 발매 소식에도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
기획사 별 이슈도 녹록치 않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대주주 이슈가 현재 진행형이다. 이수만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이 음악 자문 등의 명목을 내세워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연간 100억원 이상을 챙겨 온 것. 양사간 거래는 지난해에도 이슈가 됐지만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계약과 관련해 일감 몰아주기 또는 기타 법률적 문제점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그럼에도 KB자산은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에 주주서한을 보냈고, SM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1일까지 이익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걸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떨어지는 보이그룹이 아킬레스건이다. 데뷔 5년 차에 접어드는 트와이스에 비해 데뷔 6년차인 갓세븐은 대중적인 인지도 측면에서 아쉽다. 여기에 2017년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 역시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총체적 난국인 YG는 올해는 사실상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무조사와 버닝썬 사태가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며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대표 가수인 빅뱅 역시 연말 활동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연예인 주식부호 중 한 명인 영화배우 배용준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키이스트와 SM엔터테인먼트의 합병으로 키이스트 지분을 전량 넘기고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받은 배용준은 주식 평가 가치가 작년 말보다 143억원(29.7%) 감소한 3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녀로 오뚜기 지분을 1.19% 가진 뮤지컬 배우 함연지 씨의 주식자산은 28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6억원(8.3%) 감소했다. 가수 출신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회장도 보유한 주식 가치가 지난해 말 250억원에서 239억원으로 10억원(4.1%) 줄었다.
다만 풍국주정 지분을 13.29% 보유한 탤런트 출신 박순애 씨는 주식 자산이 321억원에서 363억원으로 42억원(13.0%) 증가했다. 박 씨는 이 회사 최대 주주인 이한용 대표이사의 부인이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