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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우리 동네 상권]핫 스팟-핫 플레이스 ⑧철공소 골목에서 예술촌으로 탈바꿈 중인 문래동 일대

기사입력| 2017-11-01 07:52:18
과거 철공소가 가득하던 영등포 문래동 일대가 '문래 예술촌'으로 불리며 거듭나고 있다. 철공소가 떠난 자리를 예술가들이 메우고, 이어 카페나 퓨전 식당들도 속속 입주하면서 최근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골목마다 철공소와 예술인 공방·식당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의 볼거리·먹거리 체험이 이어지고 있는 곳.

과거 철공소 매장이 가득하던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의 현재 모습이다.

2호선 문래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진 이곳은 현재 '문래 예술촌'으로 불리며 서울 도심의 핫플레이스로 꼽히고 있다.

상권의 크기는 다른 곳에 비해 작지만, 철공소 골목 사이 예술인들의 공방과 함께 퓨전식당, 카페들이 아기자기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철공소 대신 공방이나 공연장이 하나 둘 들어서자 입소문을 타고 맛집도 늘어 사람들이 몰려들며 상권이 살아난 것.

그러면서 '성장통'도 함께 겪고 있다. 상가 임대료와 보증금이 오르면서 영세상인들은 오랜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 또한 초창기 예술촌을 조성하는데 이바지했던 예술인들도 임대료 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공소와 먹거리 매장의 오묘한 조화…임대료 상승 불가피

문래동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방적공장이 들어서면서 근대화의 산실로 여겨졌다. 당시 방적기계를 '물래'라고 부르면서 이곳의 지명인 '문래동'이 자리 잡혔다고 한다. 4만1200㎡(약 1만2000평)에 이르는 문래동 일대는 근대 이후 오랫동안 철가루가 날리던 곳이었다. 좁은 골목마다 철재상가와 소규모 철공소들이 다닥다닥 붙은 채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기계음과 용접 냄새를 풍겼다.

1980년대부터 점차 한국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이들 공장들은 점차 쇠락을 맞았다. 1990년대 후반 정부의 장려에 따라 몇몇 공장들은 이주했고 일부는 현재까지 남아 철공소 골목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공장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가난한' 예술가들이 메우기 시작했다. 인근 합정·상수동의 임대료가 많이 오르게 되자 예술인들이 하나둘 저렴한 이곳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 일종의 '풍선효과'와 같은 예술인들의 이주였던 셈이다. 여기에 기존 철공소의 높은 천장과 관련 재료를 구하기 쉽다는 점에서도 공예·조각 등의 작업실로는 제격이었다. 문래동에는 300여명의 예술인들이 100여개 작업실에서 활동하고 있다.

철공소와 예술창작실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점차 거대한 창작품으로 변신했다. 오래된 건물의 옥상은 텃밭이나 꽃발이 조성됐고 낡고 허름한 건물벽은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벽화로 재탄생했다. 이같은 변화로 문래동 일대는 '지붕 없는 미술관' 등으로 불리며 자생적 예술창작촌으로 거듭났다. 이와함께 소규모 인디밴드 등 뮤지션들과 실험 음악들을 선보이는 소규모 공연장·스튜디오들도 속속 오픈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카페와 퓨전 식당 등도 하나둘씩 입주하기 시작했다. 기존 철공소를 리모델링했기 때문에 매장의 규모는 크지 않은 대신 천장은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매장 테이블은 5~6개 정도이고 메뉴도 덮밥, 버거, 파스타 등 간단하다. 가격도 5000원~8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최근엔 철공소 만큼이나 카페, 식당들의 수가 늘어났고 인근 지역으로 상권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방송과 온라인 등에도 '핫플레이스'로 소개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은 급속하게 늘었다. 30년째 인근에서 살고 있다는 A씨는 "철공소들이 빠져 나간 자리에 공방과 식당, 카페들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이 다시 북적거리는 골목이 됐다"며 "거리가 다시 활기를 되찾아 좋긴 한데 가뜩이나 어려웠던 주차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평일 낮에도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은 좁은 골목길로 몰리고 있다. 영등포 일대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B씨는 "직장 동료들과 종종 점심시간에 이곳을 찾고 있다"며 "골목길 따라 예술인들의 창작 열정을 보는 재미와 함께 곳곳에 있는 맛집들 체험도 또다른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한 종업원은 "낮에는 주로 식사와 사진촬영을 위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밤에는 독특한 야경과 간단한 음주를 위한 젊은 데이트족들이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옛 향수 자극·개성있는 메뉴 등 아이디어 차별화가 성공 관건"

문래동 예술촌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자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상업자본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큰 길 주변은 매물로 나온 건물이 없는데다 신축중인 건물도 아직 없어 기존 상가의 보증금·임대료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없었던 바닥 권리금까지 생겨나면서 기존 철공소를 운영하던 임차인들도 권리금을 받고 하나둘씩 이전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주들도 기존 철공소 대신 카페나 식당 등과 새 임대차계약을 통해 리모델링과 함께 임대료 인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2~3년전부터 카페나 식당을 할만한 장소에 대한 창업준비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문래동 예술촌 인근 상가의 임대료는 ㎡당 2.1만~2.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최대 2배 정도 오른 것이다. 입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문래역 5번 출구 방향 1층 33∼45㎡ 면적 점포 기준으로 평균 시세는 보증금 3000만~5000만원에 월세 200만~300만원, 권리금 5000만~8000만원선이다. 7번 출구 문래 예술촌 방향은 전용면적 약 33~45㎡ 1층 점포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4000만원에 월세 150만~250만원, 권리금 4000만~600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5년전 이곳에 입주했다는 한 매장 관계자는 "예전보다 월 임대료가 3배 정도 오른 것 같다"면서 "기존에 있던 일부 철공소는 인상된 권리금을 받고 이전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포 연남동이나 홍대역 인근처럼 이곳도 임대료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창업 전문가들은 문래동 상권이 조금씩 주변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규모가 한정돼 있어 대규모 상권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쉽지않다는 전망이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문래동 예술촌의 특징은 다른 곳처럼 직장인 오피스 상권이나 대학가 상권이 아니라 고객들이 입소문이나 인터넷을 보고 찾아오는 곳"이라며 "다만 관계당국과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면 관광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예술촌이 생소해 관심을 갖고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매장들은 재치와 친절로 손님들을 응대할 필요가 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과 친근한 복장도 손님의 발걸음을 사로잡을 것이며 디자인에 따라 정갈하고 색다른 메뉴와 맛으로 차별성을 가진 점포가 이곳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어 "요식업과 카페가 다수이며 상권이 크지 않아 입지보다는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 중요하다"면서 "호기심이 많은 젊은 세대의 발길이 비교적 잦은데, SNS·블로그·카페 포스팅을 통한 홍보를 적극 이용하는 것도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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