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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결함의심에 수입사·판매사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 소비자 분통

기사입력| 2017-06-02 08:44:02
경남 거제에 거주하는 A씨가 지난 4월말 인수한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가 한 달도 안돼 미션오일이 새는 등의 결함 의심 증상을 보였다. 사진제공=제보자
"2년전 자신의 2억원짜리 차량을 골프채로 파손한 운전자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최근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 신차를 구입한 A씨가 인수 한 달도 안 돼 시동 꺼짐을 겪은 황당한 일을 스포츠조선의 '소비자인사이트'(www.consumer-insight.co.kr)에 알려왔다.

A씨는 운행도중 RPM(엔진의 분당 회전수)이 급격히 높아지고 계기판도 이상증세를 보이며 시동이 꺼졌다는 것. 게다가 미션에서 누유 현상까지 보이는 등 차량 결함이 의심되는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환불이나 교환하려는 A씨에게 수입사 FCA코리아와 딜러사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수입사와 딜러사가 팔고나면 그만인 듯 '나몰라라'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FCA코리아(피아트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최근 5년간 한국에서 총 1조1352억원의 매출과 41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음에도 기부액은 '0원'으로 나타나 사회 공헌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입사·판매사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에 소비자 분통

경남 거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4월말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FCA코리아가 수입한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를 약 5000만원에 구입했다.

지인의 소개로 한 딜러사의 경기 분당점에서 대폭 할인받은 가격에 구입한 A씨는 차량 인수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차량 와이퍼와 본넷 사이를 비롯해 후미 유리창 아래에 뭔가에 찍힌 듯 움푹 패인 부분이 발견된 것. 해당 딜러는 보증수리 약속과 함께 추가 할인을 제시했다. A씨는 "15년만의 신차, 그것도 수입차라는 생각에 마냥 기뻤다"며 어느 정도의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고 차량을 인수했다.

그러나 몇일 후 운행 도중 갑자기 차량이 굉음을 내면서 RPM이 치솟았다. 차량 계기판 또한 이상증세를 보였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시동이 꺼져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차량이 멈춘 뒤 육안으로 살피던 A씨는 후미 아래쪽에 미션오일이 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곧바로 차량을 판매한 딜러사 영업사원에게 연락했다. 돌아온 답변은 "차량에 이상은 없다. 분당으로 차를 가지고 와달라"는 것이었다.

A씨는 거제에서 분당까지 결함이 의심되는 차량을 운행한다는 게 불안해, 14일쯤 인근 마산에 있는 크라이슬러 협력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다. 해당 센터측은 "충격받은 부분이 없어 자체 결함으로 보인다"면서 "조속히 대차 신청하고 처리부탁을 딜러사에 요구하라"고 설명했다.

다시 영업사원에게 연락한 A씨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A씨에 따르면 영업사원이 '대차, 환불, 교환 모두 어렵다. 본사의 허가가 필요하니까 차라리 그 쪽에 요청하라'고 말했다는 것.

FCA코리아 본사로 연락한 A씨는 또다시 분통을 터뜨렸다. 본사측은 "(우리는) 차량을 수입 제공하는 입장"이라며 "판매, 서비스, 관리 등의 문제는 딜러사와 이야기 해보라"고 전했다. A씨는 "딜러사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같은 말만 되풀이하거나 아예 연락이 안됐다"면서 "차를 팔고난 후 태도가 바뀌는 것을 보고 더욱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해당 영업사원이 '분당 서비스센터로 오라고 할 때 왔어야지 왜 마산으로 갔냐'며 어이없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딜러사측이 "만일 소송을 하게 되면 많이 힘들 것"이라며 4개월째 소송 중인 다른 소비자의 예를 들었다고 A씨는 전했다.

결국 A씨는 딜러사의 요청대로 17일 차를 직접 운전해 딜러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로 향했다. 그러나 충북 괴산 근처 경부고속도로를 지날 무렵 차량은 또다시 이상반응을 보이더니 멈추고 말았다.

견인을 하고나서야 A씨는 딜러사 직영 서비스센터에 도착했다. 다음날인 18일 '대차를 받으면 환불이 안 된다'는 센터측 주장에 A씨는 차량은 그대로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 거제로 내려갔다.

A씨는 "차량은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제품을 팔고난 뒤 결함이 의심된다는 소비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태도가 괘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수입사와 판매사간 책임 떠넘기기식 행태를 보고나니 더욱 화가 난다"면서 "몇년전 다른 브랜드 차량을 골프채로 부순 운전자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불편과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법적 대응 등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FCA코리아측은 소비자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우선 차량을 점검해야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소비자의 반대로 아직 누유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 업계는 국내에 차량을 들여온 수입사가 유통망을 갖춘 판매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 결함이 발견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 응대가 부실한 경우, 수입사와 판매사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경향이 종종 있다"면서 "이럴 경우 해당 브랜드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수입·판매사가 서로 소통하고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5년간 1조원 매출, 기부액은 '제로'

FCA코리아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총 1조13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총 영업이익은 243억여원, 순이익은 41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기간 국내 기부액은 '0원'으로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게다가 FCA코리아는 배당과 광고선전비·지급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외국 대주주에게 매년 수십억원을 지급하기도 해 한국 소비자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FCA코리아의 지분은 FCA US LLC가 100% 소유하고 있다.

FCA코리아는 이에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FCA코리아측은 "지역봉사를 비롯해 문화 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기부금 일부가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돼 기부액이 상대적으로 적게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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