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콜 수리 안받은 차량 72만대 '도로위 폭탄'…시정률 81% 수준
기사입력| 2016-09-20 13:55:41
국내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가운데 리콜 수리를 받지 않은 채 도로를 달리는 '결함 차량'이 72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6년간 리콜 명령을 받은 차량은 390만대에 육박하지만, 시정률은 81%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의원(새누리당, 대전 대덕구)은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동차 리콜 현황 및 시정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제작결함 때문에 리콜 명령이 내려진 자동차는 총 387만3880대였다고 20일 밝혔다.
국토부가 집계한 올해 6월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가 2146만4224대인 점을 보면, 자동차 100대 중 18대(18.05%)가 리콜 대상 차량인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26만8658대, 2012년 20만6237대 등 연간 20만대 수준이던 리콜 대상 차량은 2013년 103만7151대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03만2906대를 기록해 연간 자동차 리콜 '100만대 시대'가 됐다. 올해도 8월 현재까지 45만9120대의 차량이 리콜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리콜 시정률은 약 81%에 불과했다.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리콜 명령을 받은 차량 380만2635대 중 72만5549대(19.08%)는 리콜 판정을 받고도 아직 수리나 부품 교환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자동차 제작사 등은 1년 6개월 이상 제작결함 시정조치를 하며 분기마다 리콜진행 상황을 교통안전공단에 보고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리콜 시정을 가장 성실하게 이행한 곳은 르노삼성차로 시정률이 88.93%로 나타났다. 이어 기아차(85.82%), 쌍용차(81.44%), 현대차(79.55%), 한국지엠(78.33%) 등의 순이었다.
수입차업체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96.54%로 가장 높은 시정률을 기록했다. 푸조·시트로엥의 공식수입원인 한불모터스(90.76%), 볼보차코리아(86.08%)가 뒤를 이었다.
반면 혼다코리아(59.08%)는 시정률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리콜이 실시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시정률이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3년 12월에 750Li 차량 233대에 대해 주행 중 문이 열릴 수 있는 문제로 리콜 명령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리콜을 이행한 차량은 겨우 33대였다. 200대(85.8%)의 차량은 여전히 위험성을 안고 운행 중인 것이다.
정용기 의원은 "현재 72만대의 결함 차량이 사고 위험을 안고 주행 중이다"며 "안전을 위해 국토부와 자동차회사가 리콜 시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리콜 차량이 증가하는 만큼 그에 따른 리콜 비용도 늘어나 장기적으로는 차량 가격에 반영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 "자동차의 리콜 증가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