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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계 긴장시키는 '4대 악재'는 무엇?

기사입력| 2015-10-23 09:20:28
최근 수입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4대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수입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이 법인의 업무용 차량 경비 인정 상한 도입, 보험료 인상, 자동차세 개편 논의 등을 잇달아 다루고 있다.

9월 수입차 판매대수는 2만381대로 비수기였던 8월에 비해 12%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폭스바겐 사태가 시장에 본격 영향을 미치는 10월에는 판매대수가 급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수입차 업계는 보험료·자동차세 인상 등이 현실화되면 판매량이 주춤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수입차 업계에는 이미 찬바람이 부는 '한겨울'이 시작된 셈이다.

▶업무용 차량 비용 제한시 벤츠에 타격?

정치권은 업무용 차량의 비용처리를 일정금액으로 제한하는 법안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관련 법안을 조세소위원회에 상정해 공식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이와 관련 의원들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입법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착수했다.

김종훈 의원(새누리당)·김영록 의원(새정치민주연합)·경실련 시민권익센터는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업무용차량의 공평과세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업무용 차량에 대해서만 전액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개인과 비교해 조세형평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또한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 세금 탈루의 한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은 회사 명의로 업무용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임차하는 경우 비용 전액을 손실금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차량 구입과 유지비에 대해 3000만~5000만원까지 비용 상한선을 둬야 한다는 개정안을 내놨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1~8월 수입차 판매량은 총 15만8739대로, 이 중 39.9%(6만3414대)가 법인에 판 것으로 조사됐다. 브랜드별 법인 구매량은 벤츠가 1만7395대로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221대) 급증했다. 이어 BMW 1만5181대, 아우디 9155대, 폭스바겐 4638대, 랜드로버 2659대, 포르쉐 2039대, 포드 1980대, 크라이슬러 1674대 등의 순이었다. 법인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포르쉐로 72.8%에 달했다. 랜드로버 64.4%, 벤츠 56.9%, BMW 47.8%, 아우디 45.8%, 크라이슬러 40.8%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 자차보험료 최고 15% 할증 '만지작'

정부는 그동안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수입차 등 고가의 차량에 대해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연구원, 손해보험협회 등은 지난 13일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수리비가 다른 차의 평균보다 50% 초과해 많이 드는 외제차 38종, 국산차 8종의 자차 보험료에 대해 15%의 할증요율을 부과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될 경우 자차 보험료가 전체 보험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외제차는 자동차 보험료가 7~8%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리비가 각각 평균의 20% 초과~30% 이하일 때 3%, 30% 초과~40% 이하에는 7%, 40% 초과~50% 이하에는 11% 등의 할증요율을 적용하자는 발표도 있었다.

또한 이날 수입차 사고가 발생해 수리하는 동안 차 소유주에게 같은 종류의 신형 외제차 대신 배기량, 연식이 비슷한 국산차를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보험 약관 개정 논의도 다뤄졌다.

당국은 방안들이 시행되면 일반 국산차를 운전하는 보험가입자들의 부담이 연간 2000억원 감소해 보험료가 2% 가량 내리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사만 배불리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험료 인상이라는 단기 처방 보다 부품 가격의 현실화, 수리비 내역의 투명성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차값 기준 자동차세 부과도 추진

배기량 대신 차값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법안도 추진된다. 지난 5일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은 현행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하는 자동차세를 자동차의 가액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가격이 비싼 수입차의 소유자가 배기량이 낮다는 이유로, 저가 국산 자동차 소유자에 비해 자동차세를 적게 내 조세형평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C200과 현대차 쏘나타 2.0 기본 옵션은 가격이 각각 4860만원과 2322만원으로 약 2배 차이다. 그런데 자동차세는 연간 39만8200원과 39만9800원으로 비슷하다.

심 의원의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자동차가액 1000만원 이하는 자동차가액의 1000분의 4, 100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는 4만원+(1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000분의 9), 2000만원 초과 3000만원 이하는 13만원+(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000분의 15), 3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는 28만원+(3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000분의 20), 5000만원 초과는 68만원+(5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000분의 25)에 따라 내게 된다.

이럴 경우 쏘나타의 자동차세는 17만8300원으로 55.4% 낮아지고 벤츠 C200의 자동차세는 65만2000원으로 63.7% 높아진다. 다만, 고가 수입차의 경우 자동차세가 치솟을 수 있어 200만원의 한도가 설정됐다. 차량 가격이 2억9400만원인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5980㏄)는 자동차세가 119만6000원에서 678만원으로 껑충 뛰게 되지만 한도인 200만원만 부과하도록 했다.

▶수입차업계는 벌써 한겨울?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국내 4차 소송이 제기됐다. 또한 폭스바겐 차량의 국내 구입자들이 미국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 20일 폭스바겐그룹,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판매 대리점 등을 상대로 '폭스바겐 및 아우디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사기로 인한 매매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반환청구' 4차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4차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2008년 이후 출고된 폭스바겐 및 아우디(디젤엔진 2.0TDI, 1.6TDI, 1.2TDI) 차량 구매자 326명, 리스 사용자 64명, 중고차 39명 등 총 429명이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누적 소송인단 규모는 695명이다.

이번 사건 담당인 하종선 변호사는 "이번 주 내로 미국 글로벌 대형 소송전문 로펌인 퀸 엠마누엘과 함께 폭스바겐 본사, 폭스바겐 미국판매법인, 폭스바겐 테네시주 생산공장법인을 상대로 국내 폭스바겐 및 아우디 배출가스 조작 사건 피해 차량 소유자들을 대표한 첫 집단 소송을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 변호사는 "미국 집단 소송을 통해 국내 해당 차량 운전자들이 한국에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엔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은 가해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때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배상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다.

한편, 수입차 업계는 7~8월 비수기에 떨어진 판매량이 9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는데 각종 법안·제도 등으로 인해 또다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 수입차 딜러는 "폭스바겐 사태 때문에 가뜩이나 차량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여러 악재들이 겹치고 있어 걱정된다"며 "이와 관련해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고, 구매도 망설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또다른 업체 딜러는 "세금이나 보험료가 일정 부분 오른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은 고가의 차량을 역시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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