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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박살' 대응, 본사·판매사 엇박자…한국고객은 호갱?

기사입력| 2015-09-17 10:24:23
지난 11일 광주광역시의 한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앞에서 A씨가 자신의 벤츠 S63 AMG 차량을 골프채로 파손하고 있다. A씨는 차량 출고 후 3차례나 시동꺼짐이 발생해 교환·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파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캡처=유튜브
국내 수입차 판매 1, 2위를 다투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한국 고객을 '호갱님'(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벤츠 박살남'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게시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억원이 넘는 벤츠 신차를 파손한 고객은 올들어 3차례나 시동 꺼짐이 발생했다며 차량의 품질 이상을 주장하는 반면, 벤츠코리아 측은 고객의 과실을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벤츠코리아 측이 뒤늦게 봉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고객 과실로 차량 시동꺼짐?

지난 11일 오후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판매점 앞에서 한 남성이 골프채 등으로 차량을 손상시키는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A씨(34)가 부순 차량은 '벤츠 S63 AMG' 모델로 국내 판매가는 약 2억800만원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리스 계약을 맺고 차량을 넘겨받았다. 이후 주행 중 시동이 3차례나 꺼졌고 A씨는 판매사에 교환·환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부산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주행하던 중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일을 겪었는데 당시 차량에는 임신 6개월 된 부인과 5세 아들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시속 40㎞ 정도 되는 운행 도중 시동이 꺼져버렸다"고 밝혔다.

화가 난 A씨는 문제점 미해결시 교환·환불을 해주겠다는 판매사를 찾았지만, 확답이 없자 이같은 일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6월 25일, A씨로부터 '시동 꺼짐'에 대한 1차 수리 요청이 접수돼 수리 후 출고됐으며, 한 달 후 같은 이유로 2차 수리 요청이 접수돼 검사 도중 A씨가 임의로 일부 부품을 개조한 부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 절차상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A씨에게 차량을 원상 복귀 시켜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가 9월 11일 시동꺼짐으로 재방문했을 때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나 검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A씨가 부품을 튜닝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뉘앙스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A씨가 개조한 부품은 중간 소음기(center muffler)와 배기 플랩(exhaust flap)이다. 이 부품들은 고출력 엔진 사운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튜닝작업 과정에서 주로 쓰인다.

튜닝업계 한 관계자는 "1차, 2차 정비 입고시 이미 튜닝이 돼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이제 와서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대응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엔진계열과 상관없는 튜닝"이라며 "차량에 손을 대지 않은 동일 차종의 다른 차주도 시동꺼짐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벤츠코리아와 판매사 엇박자?

벤츠코리아와 판매사와의 고객 대응에 대한 엇박자도 드러났다. A씨가 해당 판매점 앞에서 차량을 파손하자, 해당 벤츠 판매점은 영업소와 서비스센터 출입로에 몇 시간 동안 차량을 주차해 놓는 등 입구를 막아 영업을 방해했다며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벤츠를 비난하는 글이 온라인 게시판에 들끓었다. 사태가 점차 심각성을 보이자 벤츠코리아 측은 "경찰 신고는 당일 현장에서 일반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였다"면서 "해당 판매사를 통해 업무방해죄 고소를 취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해당 고객을 직접 만나 합리적이고 원만한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문제가 벌어진 같은 날,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연 벤츠트레이닝센터에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모든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벤츠코리아는 물론 딜러사 임직원이 각자 담당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벤츠 박살남' 사건을 실라키스 사장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벤츠코리아와 판매사 간에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올해 수입차 업체 가운데 리콜 대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올 1~7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은 수입차는 총 10만4928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보다 68.2%(4만2692대) 급증한 수치다.

이 가운데 벤츠코리아의 리콜 대수가 3만4756대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33.1%에 달하는 수치다.

벤츠의 주력 모델인 E250 블루텍 4매틱과 C200 블루텍, CLS250 블루텍 4매틱 등은 충돌 시 뒷좌석 시트 벨트 잠금 장치가 풀릴 수 있다는 결함이 발견됐다. E220 블루텍과 C220 블루텍 등은 엔진 오일 누유에 따른 발화 가능성으로 리콜 조치를 받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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