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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사용 확인"…소액주주의 소송 등 파문 확산될 듯
기사입력| 2015-04-30 16:10:08
최근 논란이 일었던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액주주, 제품 구매자 등 피해자들이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식품약약품안전처는 30일 내츄럴엔도텍이 보관중인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이 지난 3월 26~27일 백수오 공급업체로부터 공급 받은 백수오 원료를 각각 수거해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방법과 '식품 중 사용원료 진위 판별지침서' 방법에 따라 검사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이 개발한 시험법은 참고로 활용했고, 이 시험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면서 "3월 26일자 백수오 원료는 한국소비자원이 검사한 백수오 원료의 입고일자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식약처는 "지난 2월에 검사해 이엽우피소가 혼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백수오 원료는 입고일자가 2014년 12월 17일자로, 입고일이 다른 원료는 재배농가, 재배지 등이 상이할 수 있으므로 동일한 원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발표 후 내츄럴엔도텍은 "예상 밖의 결과라 매우 당혹스럽다. 하지만 공인기관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고 내부 점검해서 충분히 숙고한 후 정리해 추후 당사의 입장을 발표하겠다"라고 짧게 입장을 전했다.
이번 '가짜 백수오' 논란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2일 시중 백수오 제품의 90%가 가짜이며,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며 시작됐다. 특히 소비자원은 백수오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은 김재수 대표 명의로 "100% 백수오 원료만 사용했고, 지난 2월 식약처 검사에서는 이엽우피소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소비자원의 검사 방법을 믿을 수 없고, 소비자원의 저의가 의심된다"며 소비자원을 상대로 민·형사고발까지 했다. 이후 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연일 진실공방을 벌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16일 9만12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였다. 소비자원 발표 전날인 지난 21일 기준 시가총액 1조6743억원으로 코스닥 순위 9위 기업이었다. 그러나 소비자원 발표 후 30일까지 3만4100원으로 연일 급락하며 시가총액은 6593억원이 되며 절반 이상이 증발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최대주주 김재수 대표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분 23.92%를 보유했고, 회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5.31%였다. 그리고 소액주주 지분이 53.9%라, 이번 사태로 소액주주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주가가 폭락할 때 회사 측의 말을 믿고 뒤늦게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내츄럴엔도텍을 상대로 소송을 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와 법조계 관계자들은 "충분히 소송거리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 발표 전후로 임원진이 주식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내츄럴엔도텍은 회사 복지를 위해 지분 매각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영업본부장은 지난달 26일부터 4월 1일까지 1만주를 팔아 약 7억원의 차익을 얻었고, 연구소장과 생산본부장 등은 지난 22~24일 보유주식 2만5500주를 팔아 약 22억원 규모의 차익을 남겼다.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내츄럴엔도텍은 자사주 매입이라는 공시까지 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이를 불공정 주식거래 사안으로 판단하고 내츄럴엔도텍 거래내역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내츄럴엔도텍을 믿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역시 당혹감과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역시 내츄럴엔도텍을 상대로 사기 및 피해보상 등을 이유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식약처는 제품 구매자들을 구매자에 대해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피해보상에 나설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가짜 백수오 전량 폐기를 거부한 내츄럴엔도텍을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여주지청은 형사1부에 배당해 산하 식품담당검사실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식약처는 백수오 제품을 생산하는 300여개 제조업체 대상으로 백수오 원료 관리 체계, 최근 생산된 제품에 대한 자가품질검사 등을 제출받아 전반적인 관리실태도 특별점검 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을 특별 점검과 수거·검사 결과에 따라 회수 등의 행정처분 조치를 실시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가짜 백수오'로 불리는 이엽우피소는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식경험의 부재, 사용실태에 대한 자료가 없어 식품원료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