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자동차가 '시동꺼짐' 결함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운행 중 시동꺼짐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결함이다. 하지만 시동꺼짐 사례가 끊이지 않는 데도 교환·환급 등의 조치는 미흡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는 한국소비자원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자동차 시동꺼짐' 관련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제기됐다.
소비자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접수된 총 702건의 시동꺼짐 민원 가운데 국내·수입차 통틀어 기아자동차가 243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이 186건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이어 한국GM 116건, 르노삼성 79건, 쌍용 14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입자동차에서는 BMW가 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폭스바겐(14건), 메르세데스 벤츠(9건), 크라이슬러·재규어 랜드로버·볼보(이상 5건), 아우디·포드(이상 4건)의 순이었다.
국내 제작사의 세부 모델로 살펴보면 기아 '쏘렌토R' 69건, 현대 '싼타페' 52건, 르노삼성 'SM3' 39건 등 순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시동꺼짐 결함은 출고된 지 얼마되지 않은 차량에서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행거리 기준으로 시동꺼짐 현상이 처음 발생한 시기를 봤을 때 1만㎞ 미만이 202건(28.8%)으로 가장 많았으며 8만㎞ 이상 155건(22.1%), 5만∼8만㎞ 미만 97건(13.8%), 1만∼2만㎞ 이하 96건(13.7%)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소비자의 불편도 적지 않았다. 시동꺼짐 사례 702건 중 정비이력이 존재하는 483대를 분석한 결과 총 수리횟수는 1120회로 대당 평균 2.3회에 걸쳐 정비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특히 설문조사에 응한 1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1%(50명)는 4회 이상 수리를 받았고, 36.0%(46명)는 수리기간을 3개월 이상 허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9명(46.1%)은 수리 후에도 시동꺼짐 현상이 개선되지 않았으나 교환·환급을 받은 경우는 4.7%(6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무상수리가 66.4%(85명)으로 유상수리(28.9%·37명)에 비해 많았지만 소비자의 시간허비·스트레스 등의 피해는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더구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자동차의 보상 규정에는 교환이나 환급을 결정하는 안전상 중대한 결함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원은 "시동꺼짐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와 수입사에 철저한 품질관리와 애프터서비스의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선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