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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새 이사장 선임 내홍, '보피아' 논란 가열

기사입력| 2014-11-11 08:35:42
5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액수를 관리하고 가입자 5000만명의 건강보험을 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새 이사장 선임을 놓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력 후보인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에 대한 반대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을 넘어 일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로 확대되고 있는 것. 게다가 성 전 회장이 여권과 가까운 인사이고 보건복지부에서 밀어붙이는 형국이어서 '관피아'(관료+마피아)의 일종인 '보피아'(보건복지부+마피아)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보건복지 분야의 고위관료들이 퇴직 후 대거 산하기관이나 이익단체에 재취업하는 문제도 도마에 오른 상태다.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쪽에서는 이권 챙기기에 바쁜 모양새다.

▶180도 입장 바꾸는 건보공단 이사장 유력 후보자

건보공단 신임 이사장으로 성 전 회장과 최성재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 박형태 현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 등 3명의 후보자를 보건복지부에서 심의중이지만 성 전 회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보건복지부가 2명의 최종후보를 청와대에 임명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노조는 1인시위에 이어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성 전 회장을 반대하는 이들은 "현 정권에 가까운 낙하산 인사여서 불가하다", "의료계를 대변했던 인물이 건강보험의 수장이 될 수 없다" 등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서울대병원장 출신으로 대한병원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의사로, 병원장으로 십수년간 병원계와 의료계 이익을 대변한 인물이다. 과거 건보공단과 의료수가 협상을 벌였을 때도 병원 측에 섰다. 이랬던 그가 갑작스레 건보공단의 수장의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료계와 대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셈이다.

건보공단 노조는 "공단 이사장은 50조원이 넘는 건보재정으로 가입자 5000만명의 건강보험을 책임지는 공공보험의 대표다. 국민 입장에서 건강보험 체계를 발전시킬 철학과 품성이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1인시위에 천막농성까지 벌이고 있다. 또 이번 인사가 결국은 수가인상 등 병원이익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계를 놓지 않고 있다. 성 전 회장이 몸담았던 서울대병원 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성 전 회장은 병원을 돈벌이 산업으로 인식하고 국민건강권 보장보다는 영리화를 위해 병원을 파탄 냈던 장본인"이라고 비난하며 공단 이사장 선임 반대 의견을 냈다. 시민단체와 야당에서도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보건복지 분야, '보피아' 논란

이런 움직임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과 관련, 문 장관은 "성 전 회장 유력설에 반대하는 각계 움직임을 알고 있지만 건보공단 이사장은 정책결정자가 아니고 중립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자리다. 과거에도 건보공단 이사장에 의료인 출신 인사가 있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단 이사장은 재정운영위원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료수가를 계약하기 때문에 공급자 출신이더라도 중립성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해명에도 각계의 반대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불신의 근원은 뿌리 깊은 '보피아'와도 무관치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토대로 최근 10년간 4급 이상 퇴직자 474명중 144명(30.4%)이 산하기관이나 이익단체, 관련 사기업에 재취업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출신 재취업자 52명 중 10명은 산하기관 기관장직을 맡았다. 퇴직하자마자 곧바로 재취업을 하는 사례도 빈발해 인재의 적극적인 활용이라는 주장도 무색한 실정이다. 현직에서의 파워를 등에 업은 재취업은 향후 뒤봐주기, 관계기관과의 과다한 업무밀착, 자기 사람 챙기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성 전 회장은 보건복지부 관료 출신은 아니다. 그런데도 '보피아' 논란이 불거진 것은 성 전 회장이 보건복지부 산하 단체장(병원협회장)을 역임한데다, 보건복지부에서 강한 게 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여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성 전 회장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을 지낸 신현확씨의 사위이자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다. 관료나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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