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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신의 직장 '건설공제조합' 낙하산 논란 등 시끌
기사입력| 2014-05-30 08:43:26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유관기관간 유착의 끈인 '관(官)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건설공제조합에서도 관피아 논란이 일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그동안 국토교통부 출신 퇴직 관료들이 이사장 및 주요 요직을 도맡아 왔다. 그런데 최근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의 방만 경영과 무분별한 투자, 자기 사람 챙기기 등과 관련해 일부 조합사들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액 연봉에 방만 경영… 일부 조합사 불만 '고조'
건설공제조합은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보증업체다. 국내 최초로 건설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증과 자금의 융자 및 공제사업 등을 진행하며 건설업계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출신이 요직을 도맡아 와 낙하산 인사 논란은 끊임업이 제기됐다. 현재 건설공제조합을 이끌고 있는 정완대 이사장은 옛 건설교통부 도시정책과장, 옛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 추진단 부단장, 중앙토지수용회 상임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전임인 송용찬 전 이사장은 옛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을 지냈고, 송 전 이사장의 전임인 최영철 전 이사장은 옛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 출신이고, 최 전 이사장의 전임인 박동화 전 이사장은 옛 건설교통부에서 광역교통정책실장을 지냈다. 이사장 자리는 국토부 출신 고위 퇴직 관료의 자리나 다름없다.
이사장만 그런 것은 아니다. 건설공제조합 내 고위 임원은 국토부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최근 퇴임한 임경국 전 전무는 부산국토관리청장을 지냈다. 임 전 전무 후임으로 내정된 임의택 전무도 부산지방항공청장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국피아(국토부-건설업계)'가 장악해 온 셈이다. 전관예우를 통해 관료들이 자리를 보존하고, 관련업계와 공생하며 생겨난 '모피아(재무부-금융계)', '해피아(해양수산부-해양업계)' 등과 흡사하다.
국토부 출신 퇴직관료들은 건설공제조합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 정 이사장은 총 4억1900만원, 임 전 전무와 서성동 감사는 각각 3억2400만원과 3억4200만원을 받았다. 건설공제조합 조합사 안팎에선 판공비 등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금액 등이 포함되면 총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 퇴직관료를 위한 숨겨진 '신의 직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공제조합은 외부의 이런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개인 보수에 업무성 경비, 판공비, 정보비 등을 포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퇴직관료를 위해 특별히 많은 보수를 책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민관유착 척결 강조, 향후 움직임 주목
일반적으로 고위 관료들은 퇴직 후 유관기관 및 단체에 재취업을 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업계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무턱대고 '낙하산 인사'로 비난해선 안된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도 무시못한다. 단순히 전관예우를 통해 이뤄진 낙하산 인사라면 대형 사고와 부실ㆍ부패ㆍ비리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해피아들의 안전관리소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해운조합ㆍ한국선급ㆍ선박안전기술공단 등에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가면서 겉핥기식 부실 검사가 여객선 침몰이란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건설공제조합의 경우 지나친 방만경영으로 인해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세종시 골프장 사업 성과급 문제다. 건설공제조합은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위해 2009년부터 1300억원을 들여 세종GC를 건설, 2012년 9월 개장했다. 개장 직후 4개월간 10억원대의 적자가 났음에도 건설공제조합은 세종GC 대표와 임직원들에게 7900만원 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 3월 열린 건설공제조합 총회에서 골프장 사업 성과급 문제에 대한 내용이 거론되기도 했다. 건설공제조합 측은 골프장 임직원의 연봉이 낮아 이사장 권한에서 지급할 수 있는 정도였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세종GC 대표의 2012년 연봉은 1억3000만으로 업계 평균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례는 또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서울 은평뉴타운 알파로스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경우 프로젝트가 무산되며 투자금 300억원 전액을 날렸고 강원도 고성 알프스리조트에 투자했던 100억원도 간접투자자산운용업 법령상 원리금 회수불능의 감액사유가 발생해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세종시 골프장 성과급의 경우 2012년 원만한 개장을 성과로 판단, 지급했다"며 "최근 논란거리로 떠오름에 따라 성과급에 대해선 별도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했고, 오해가 생길만한 소지를 모두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은평뉴타운 알파로스 PF와 알프스리조트 관련 손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투자를 했던 만큼 이사장 및 고위 임원의 방만 경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설공제조합 조합사들은 낙하산 인사의 방만경영으로 출자한 금액이 손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건설공제조합 안팎에선 낙하산 이사장의 무분별한 투자와 자기사람 챙기기의 폐해라는 말도 나온다. 일부 조합사들이 건설공제조합의 낙하산 인사와 관련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